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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3%? 그런데 왜 내 주변은 다들 힘들어 보일까

by woooahh 2025. 7. 27.



“실업률은 낮은데, 일자리 구하기는 왜 이리 어려운 거야?” 이 질문, 아마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실업률이 3%대로 안정적이다”라고 자주 나오죠. 수치만 보면 별문제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내 주변을 돌아보면, 취업 준비생은 여전히 취업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자영업자는 매출 하락에 한숨이 깊어지고, 직장인은 하루하루가 계약 연장될까 불안한 상태입니다. 뭔가 이상하죠. 실업률은 분명 낮은데, 체감하는 현실은 팍팍하기만 합니다. 이 괴리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실업률 3%

숫자가 보여주지 않는 노동시장의 민낯

먼저 ‘실업률’이라는 개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실업률이란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 중 실제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통계상 ‘실업자’는 **구직활동을 한 사람만** 포함된다는 점이에요. 쉽게 말해, 열심히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은 실업자로 분류되지만, 구직을 아예 포기한 사람은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통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경제활동인구’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죠. 그래서 실제로는 일하고 싶지만, 체념하거나 제도권 밖에 있는 사람들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업률 수치 하나만 보면 평온해 보여도,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절망과 체념, 탈락의 경험이 겹겹이 쌓여 있을 수 있는 겁니다.

특히 청년층은 실업률 통계의 그림자를 가장 강하게 느끼는 집단입니다. 일자리 자체는 있어도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단기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계약직, 인턴처럼 ‘비정규 고용’이 많아지면서, 일하는 사람은 늘어도 안정성은 떨어졌습니다. 실업률은 낮게 나오는데, 청년들은 여전히 “내가 이 일로 몇 년을 버틸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그게 바로 지금 노동시장의 현실입니다.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불안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구직자에게는 취업이 어렵고, 기업은 사람을 못 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기업들 사이에선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일이 없어 힘든데, 기업은 또 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는다는 거죠.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노동시장 안에서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IT 업계에서는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등 ‘디지털 직무’ 인력이 부족한데, 여전히 많은 구직자는 사무직이나 공공기관 중심으로 몰립니다. 그 간극을 메워주는 건 결국 ‘직업교육’과 ‘진로지도’, 그리고 ‘산업 변화에 맞춘 재교육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에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예산은 많아졌지만, 현장과 교육이 엇나가는 경우가 많죠. ‘재교육 받으러 갔더니 책상에만 앉아 있다 왔다’는 이야기는 너무 흔합니다.

‘일하고 싶다’는 의지와 ‘할 수 없다’는 현실 사이

노동시장의 가장 씁쓸한 지점은,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 나이가 많아졌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탈락하는 중장년층, 혹은 장애나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고용시장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죠.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절실하게 다시 사회에 나가고 싶어 하지만, 그 길이 막혀 있을 뿐이죠. 단순히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함께 가야 합니다. 시간제 일자리, 유연근무제, 육아지원, 재택근무 확대 같은 방식들이 더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노동시장의 질(質)을 말할 때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숫자로만 보면 분명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단기 일자리, 불안정 고용, 산업 간 격차** 등 질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심각합니다. 특히 고용의 질이 나빠질수록, 그 사회의 불안정성도 커집니다. 계약직 비율이 높고, 1년 미만 단기고용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집을 사거나 아이를 낳는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여행 한 번 가는 것도 불안해지죠. 결국 이런 구조는 소비 위축, 출산율 하락, 지역소멸 같은 더 큰 사회문제로 이어집니다. 고용이 불안한 사회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당장 눈앞만 보라’고 말합니다. 미래를 그릴 수 없게 만들고, 공동체 전체가 점점 더 불신과 조급함 속으로 들어가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지금 뭘 고민해야 할까

노동시장과 실업률을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안 됩니다. “실업률 낮다 = 괜찮다”는 등식은 이제 더 이상 맞지 않아요. 중요한 건 **‘얼마나 일자리가 안정적인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인가’**, 그리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가’**입니다. 이제는 단순한 고용창출보다 더 넓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이죠. 중장년층은 왜 구직을 포기하게 됐을까? 청년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는 왜 부족할까? 우리 사회는 어떤 노동을 ‘가치 있는 일’로 보고 있을까? 이 질문들 속에 지금의 노동시장이 가진 문제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숨어 있습니다.

노동시장은 단순히 고용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사람이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무대이자,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좋은 일자리가 많다는 건 단순히 ‘일을 한다’는 차원을 넘어, ‘삶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러니 오늘도 숫자 너머의 현실을 봐야 합니다. 실업률 3%라는 말에 안심하기보단, 그 안에서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수많은 얼굴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