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물건을 사거나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 할 경우 한국국적기과 한국 공항이지만 달러만 사용 가능 하다. 이 작은 경험에서도 국제적으로는 달러가 사용 된다는건 모두가 아는상식이다. 그리고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는 단순한 화폐를 넘어, 세계 금융 시스템과 국제 무역 질서를 좌우하는 ‘경제적 무기’이다. 미국이 수십 년간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과 그 구조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는 핵심 열쇠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왜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가? 그리고 향후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움직임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가?
기축통화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달러인가?
국제 경제에서 ‘기축통화’란 세계 무역, 투자, 외환보유, 원자재 거래 등에서 중심적으로 사용되는 통화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환보유고로 보유하고 있으며, 수출입 대금 결제나 국제 금융시장에서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통화가 바로 ‘기축통화’다. 이러한 기축통화의 지위를 현재 독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 달러(USD)이다. 하지만 단순히 미국의 화폐라는 이유만으로 달러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달러가 기축통화로 기능하게 된 배경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브레튼우즈 체제와, 그 이후에도 지속된 미국 경제력, 군사력, 금융 인프라의 압도적인 영향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제 사회가 ‘달러’를 중심으로 신뢰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축통화의 존재는 해당 통화를 발행하는 국가에 엄청난 이점을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통화 발행 특권’으로, 미국은 달러를 무제한적으로 찍어낼 수 있고, 그 달러는 전 세계에서 실제적인 구매력을 갖는다. 이는 곧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감당하면서도 세계경제에서 중심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된다.
달러 패권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1. 브레튼우즈 체제와 금본위 연계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개최된 브레튼우즈 회의에서 달러는 금에 고정되고, 다른 국가들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하는 구조가 수립되었다. 이른바 금-달러 체제의 탄생이었다. 미국은 세계 금 보유량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위에서 달러는 실질적인 금과 동일한 ‘교환 가치’를 갖는 기축통화로 자리잡았다. 2. 닉슨 쇼크와 변동환율제의 등장 1971년, 닉슨 대통령은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교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금본위제를 종료시켰다. 이후 세계는 변동환율제로 전환되었지만, 달러는 이미 세계 무역과 금융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상태였다. 원유, 곡물, 금속 등 거의 모든 원자재가 달러로 거래되었고, 각국 중앙은행도 외환보유고의 상당량을 달러로 유지하게 되었다. 3. 미국 국채의 국제화와 금융시장 지배력 달러 패권의 진정한 힘은 미국 국채 시장에 있다. 세계 각국은 외환보유고의 안전한 운용을 위해 미 국채를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정부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더불어 뉴욕 월가 중심의 글로벌 금융 인프라, 스위프트(SWIFT) 기반의 결제 시스템 등도 달러 패권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4. 군사력과 지정학적 영향력 경제력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 또한 달러의 신뢰 기반이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자국의 통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글로벌 질서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경제제재나 금융제재의 수단으로 달러 기반 결제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달러 패권의 정치적 힘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달러 패권은 단순한 화폐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 금융, 군사, 외교가 복합적으로 얽힌 다층적 지배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달러 패권의 미래는 지속 가능한가?
달러 패권은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그 지위에 대한 도전과 논쟁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를 스위프트(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면서 ‘달러의 무기화’가 본격화되었고,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탈(脫)달러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 위안화와 디지털 통화의 부상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며, 원유 결제나 무역 정산을 위안화로 전환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또한 디지털 위안화(CBDC) 실험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향후 국가 간 결제에서 미국을 우회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2. 금과 원자재 기반 통화 블록 논의 BRICS 국가들은 자체적인 통화 블록을 구성하거나 금에 기반한 결제 시스템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중심의 금융 주권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규모, 유동성, 신뢰도 등에서 달러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3. 다극화 시대 속의 달러의 역할 변화 앞으로는 하나의 절대적 기축통화보다는 복수 통화 체제, 즉 유로, 위안, 엔, 디지털 화폐 등이 공존하는 다극적 통화 구조로 이행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를 대체할 ‘압도적 후보’가 존재하지 않으며, 금융 인프라와 정치적 신뢰 측면에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결국, 달러 패권은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넘어서, 신뢰, 제도, 군사, 외교, 기술력 등 총체적 국력의 결과물이다. 세계 경제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달러가 존재하고 있다. 달러 패권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미국의 패권 지속 가능성’과 같은 말이며, 이는 세계 질서 재편 속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로 남아 있을 것이다.